살며살아가기
첫사랑/투르게네프
사랑 참 덧없다.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사랑에 목마르다.남는 것은 지독히도 쓰라린 상처뿐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만, 지나이다의 죽음을 알고 나서 며칠이 지난 뒤, 나는 스스로 억제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우리와 한집에 살았던 어느 가난한 노파의 임종을 지켜보게 되었다. 누더기에 싸여 딱딱한 판자 위에 자루를 베개 삼아 누운 그 노파는 몹시 괴로워하며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었다. 그녀의 일생은 매일 필요한 것을 얻으려는 고통스러운 투쟁 속에서 흘러가 버린 것이다. 그녀는 기쁨을 몰랐고, 행복의 달콤함도 맛보지 못했다. 그녀는 아마 죽음을, 그리고 죽음이 주는 자유와 편안함을 기뻐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 늙어 빠진 육체가 버틸 수 있는 동안, 그녀의 가슴이 그 위에 얹힌 차디찬 ..
2014. 11. 2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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