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살아가기
1인용식탁 중에서....
1인용식탁 혼자 음식점에 온 사람에게 몇 분이냐고 묻는 주인은 둔하다. 그러나 그곳이 고깃집이라면 꼭 그렇게만 볼 수도 없다. 삼겹살 2인분, 공깃밥 하나, 소주 한 병. 특별히 괴상한 취향이 아니지만, 오후 일곱 시에 혼자 온 여자의 주문치고는 조금 생소할 수 있다. 여자는 쌈 세번에 소주 반 잔씩, 양손을 다 써가며 조용한 식사를 한다. 집게로 고기를 뒤집고 가위로 고기를 자르고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고 손으로 입속에 넣는, 평범한 식사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여전히, 사각의 링 위에 서 있다. 관중과의 싸움, 여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내가 여자를 보기 전에 여자가 먼저 나를 바라본다. 우리의 눈이 마주치면, 두 입이 동시에 열린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 모든 박자와 요령을..
2014. 11. 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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